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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체 운동 후 엉덩이 근육에 자극을 못 느끼는 이유

· 발행일: · · 20분 소요 ·
하체 운동 후 엉덩이 근육에 자극을 못 느끼는 이유의 핵심 내용을 한눈에 보여주는 건강 정보 대표 이미지

땀으로 흠뻑 젖은 옷, 금방이라도 풀릴 것처럼 후들거리는 다리. 오늘도 정말 열심히 하체 운동을 해냈다는 뿌듯함에 거울 앞에 섭니다.

이 글은 WHO, Physical Activity Fact Sheet, CDC, Physical Activity Basics, NIH MedlinePlus, Exercise and Physical Fitness 자료를 함께 확인해 생활관리 범위와 주의점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개인 진단이나 치료 결정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합니다. 터질 듯한 허벅지와 뻐근한 허리의 존재감은 선명한데, 정작 오늘의 주인공이어야 할 엉덩이는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마치 운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것처럼, 조용하기만 합니다.

혹시 나만 이런 걸까, 내 몸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릅니다. 수많은 운동 영상을 따라 해보고, 엉덩이에 힘을 주려 애써봐도 매번 허벅지만 더 단단해지는 것 같은 기분. 그 좌절감과 막막함이 얼마나 답답하게 느껴지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이건 자신의 노력이 부족해서도, 몸이 잘못된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몸이 보내는 아주 정직하고 중요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혹시 그동안 우리가 엉덩이 근육이 일하는 방법을 잠시 잊고 지내도록 만든, 아주 사소한 습관 속에 그 원인이 숨어있었다면 어떨까요?

왜 내 엉덩이만 잠들어 있을까요?

우리 몸의 근육들은 저마다 역할이 정해진, 하나의 거대한 팀과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엉덩이 근육, 즉 둔근은 우리 몸의 중심을 잡아주고 강력한 힘을 내는 핵심 플레이어 역할을 맡고 있죠. 대둔근, 중둔근, 소둔근으로 이루어진이 팀은 각자 맡은 바 임무가 있습니다.

마치 축구팀의 주전 공격수처럼, 걸을 때, 달릴 때, 계단을 오를 때 급격한 추진력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선수입니다. 특히 가장 큰 근육인 대둔근은 강력한 파워를 담당하고, 그 옆에 위치한 중둔근과 소둔근은 골반의 안정성을 책임지는 든든한 수비수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이 중요한 선수들이 어떠한 이유로 경기장에 나오지 않고 벤치에 앉아 잠만 자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팀은 경기를 계속해야 하기에, 다른 선수들이 잠든 공격수의 역할까지 대신하게 됩니다. 바로 허벅지 근육(대퇴사두근)이나 허리 근육(척추기립근) 같은 동료들이죠.

이들은 원래 자신의 역할도 힘든데, 주전 공격수의 일까지 떠맡았으니 금방 지치고 무리하게 됩니다. 하체 운동 후 엉덩이가 아닌 허벅지와 허리만 아픈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엉덩이가 제 역할을 하지 않으니, 그 주변 근육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모든 짐을 짊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를 '둔근 기억상실증(Gluteal Amnesia)'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엉덩이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깜빡 잊어버린 상태를 말하는 것이죠. 뇌에서 '움직여!' 하고 신호를 보내도, 엉덩이로 가는 신경 회로가 너무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아 희미해진 탓에 그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입니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시골길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길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운동을 할 때 의식적으로 엉덩이에 힘을 주려고 해도, 뇌의 명령이 엉덩이까지 가닿지 못하고 그 앞에서 익숙하고 탄탄하게 뚫려있는 허벅지나 허리로 새어버리는 현상을 겪게 됩니다.

이건 결코 자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현대인의 생활 방식 속에서 너무나도 흔하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 중 하나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라도이 신호를 알아차리고, 잠들어 있는 우리 팀의 주전 선수를 부드럽게 깨워주기만 하면 된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그 길을 선명하게 만들고, 신호가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도와주면, 엉덩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자신의 역할을 멋지게 해낼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매일 앉아있는 의자가 원인이라고요?

우리의 하루를 한번 되돌아볼까요? 아침에 일어나 식탁 의자에 앉아 밥을 먹고, 출근해서는 사무실 의자에, 퇴근 후 집에서는 소파나 편안한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합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앉아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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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와 고관절 움직임 관점에서 본문 핵심 맥락을 정리한 보조 이미지입니다.

바로이 '앉아있는 자세'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엉덩이 근육의 스위치를 꺼버리는 가장 강력한 원인일 수 있습니다.

의자에 앉아있는 동안, 우리 엉덩이 근육은 거의 아무런 일을 하지 않습니다. 체중에 계속해서 짓눌리면서 납작해지고, 혈액순환도 원활하지 않게 되죠. 근육은 사용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약해지고, 뇌와의 연결고리도 점점 희미해집니다.

마치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앱은 바탕화면에 꺼내두지만, 일 년에 한 번 쓸까 말까 한 앱은 저 깊숙한 폴더 안에 넣어두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뇌도 마찬가지로, 자주 사용하지 않는 엉덩이 근육으로 가는 신경 회로를 점점 비효율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후순위로 미뤄두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앉아있는 자세가 엉덩이의 반대편에 있는 근육, 즉 허벅지 앞쪽과 골반을 연결하는 '고관절 굴곡근'을 극도로 짧고 뻣뻣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이 근육은 우리가 앉아있을 때 항상 접혀있는 상태가 되는데,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마치 고무줄이 잔뜩 수축한 채로 굳어버리는 것처럼 짧아집니다.

이렇게 앞쪽 근육이 꽉 조여진 상태에서는, 그 반대편에 있는 엉덩이 근육이 힘을 써서 쭉 펴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이를 '상호 억제' 원리라고도 합니다. 한쪽 근육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그 반대편의 길항근은 신경적으로 억제되어 힘을 제대로 쓸 수 없게 되는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메커니즘입니다.

예를 들어, 시소의 한쪽 끝을 누군가 아주 강한 힘으로 꽉 누르고 있다면, 반대쪽 끝을 들어 올리기 힘든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이처럼 뻣뻣해진 고관절 굴곡근은 엉덩이 근육이 활성화되는 것을 방해하는 강력한 '브레이크' 역할을 하게 됩니다.

결국 우리는 매일 의자에 앉는 행위만으로 엉덩이 근육을 약화시키고(스위치를 끄고), 동시에 엉덩이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브레이크까지 꽉 채우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러니 아무리 스쿼트를 열심히 해도 엉덩이가 반응하기 어려웠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희망적인 소식은, 이 브레이크를 풀어주는 방법 역시 아주 간단하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생활 습관을 조금만 바꾸고, 간단한 스트레칭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스쿼트만 하면 허벅지만 두꺼워지는 기분

헬스장에서 가장 많이 하는 운동 중 하나인 스쿼트. 엉덩이를 키우는 대표 운동으로 알려져 있지만, 많은 분들이 스쿼트만 하고 나면 허벅지 앞쪽만 터질 듯이 아프다고 이야기합니다.

마치 엉덩이를 위한 운동이 아니라 허벅지를 위한 운동처럼 느껴지는 것이죠.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우리 몸이 굉장히 영리하게 '보상 패턴(Compensation Pattern)'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보상 패턴이란, 주된 역할을 해야 할 근육이 약하거나 잠들어 있을 때, 주변의 다른 근육들이 그 일을 대신해서 어떻게든 주어진 과업을 완수하려는 우리 몸의 생존 전략입니다.

스쿼트를 할 때, 원래는 엉덩이 근육과 허벅지 근육이 사이좋게 힘을 나눠 써야 합니다. 특히 앉았다가 일어나는 동작의 마지막 구간, 즉 엉덩이를 앞으로 밀어주며 몸을 완전히 펴는 '고관절 신전' 구간에서는 엉덩이 근육의 순간적인 힘이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엉덩이가 잠들어 있으니, 우리 몸은 어떻게든 일어나기 위해 주변에서 가장 힘세고 일하기 좋아하는 근육을 다급하게 호출합니다. 그게 바로 허벅지 앞쪽 근육, '대퇴사두근'입니다. 이 근육은 원래도 매우 강력하고 발달되어 있어서, 엉덩이가 할 일까지 떠맡아 해내는 데 아주 능숙합니다.

그래서 엉덩이의 참여 없이 오로지 허벅지 앞쪽의 힘으로만 스쿼트를 반복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무거운 짐을 들 때, 허리의 힘을 빌리는 것과 같습니다. 원래는 다리와 엉덩이의 힘으로 들어야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지만, 급하게 들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굽혀 들어 올리게 되고, 결국 허리에 통증이 생기는 것과 똑같은 원리입니다.

스쿼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엉덩이 근육을 사용해서 고관절을 접었다 펴는 '힙 힌지(Hip Hinge)' 패턴이 아니라, 단순히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것에만 집중하게 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허벅지와 무릎이 감당하게 됩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엉덩이는 계속해서 운동에 참여할 기회를 잃고 점점 더 깊은 잠에 빠지게 됩니다. 반면, 허벅지는 과도한 노동으로 인해 필요 이상으로 비대해지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따라서 지금 허벅지만 아프다고 느끼는 것은, 자신의 몸이 "지금 엉덩이 근육이 일하지 않고 있어서 다른 근육들이 너무 힘들어요! 이대로 가다간 무릎에도 무리가 갈 수 있어요!"라고 보내는 솔직한 외침입니다.

엉덩이가 길을 잃으면 허리가 대신 울어요

하체 운동 후에 엉덩이는 괜찮은데 유독 허리만 뻐근하고 아팠던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많은 분들이 이를 단순히 운동을 열심히 해서 생기는 근육통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엉덩이 근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경고 신호 중 하나입니다.

하체 운동 후 엉덩이 근육에 자극을 못 느끼는 이유에서 확인할 운동 후 회복과 쿨다운 실천 포인트 시각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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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하나의 긴 사슬처럼 연결되어 있습니다. 발목, 무릎, 골반, 허리, 척추가 모두 유기적으로 맞물려 움직이죠. 이 사슬의 중심에서 안정적으로 힘을 지탱해주는 가장 튼튼한 고리가 바로 엉덩이 근육입니다.

엉덩이는 골반을 안정적으로 잡아주고,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며, 허리가 과도하게 꺾이거나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보호하는 우리 몸의 '중심 기둥'과도 같습니다. 코어 근육이라고 하면 흔히 복근만 떠올리지만, 사실 엉덩이 근육은 우리 몸의 후면 코어를 책임지는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런데이 튼튼한 기둥이 제 역할을 못 하고 흔들리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 몸은 어떻게든 넘어지지 않기 위해 바로 위에 있는 허리를 이용해 균형을 잡으려고 애쓰게 됩니다. 허리뼈, 즉 요추를 과도하게 움직여 부족한 힘을 보상하려는 것이죠.

데드리프트나 스쿼트처럼 무거운 무게를 다루는 운동을 할 때를 상상해 보세요. 바닥에 있는 물건을 들어 올릴 때, 엉덩이 근육은 강력하게 수축하며 골반을 앞으로 밀어주는 추진력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것이 올바른 '고관절 신전' 움직임입니다.

하지만 잠자고 있는 엉덩이는이 역할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 몸은 그 힘을 만들어내기 위해 허리를 뒤로 젖히는 방식을 선택하게 됩니다. 허리에 있는 작고 연약한 근육들과 척추 기립근이 엉덩이가 해야 할 무거운 짐을 대신 짊어지게 되는 것이죠.

이는 마치 튼튼한 지게 대신 연약한 허리의 힘으로만 무거운 쌀가마니를 들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한두 번은 괜찮을지 몰라도, 이런 방식이 반복되면 허리 주변의 근육들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뻣뻣하게 굳고, 심한 경우 척추 사이의 디스크에까지 압박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운동 후 허리 통증은 '내가 허리가 약해서 그런가?'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혹시 내 엉덩이 근육이 일을 안 해서 허리가 고생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고 질문을 바꿔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엉덩이가 자신의 자리를 되찾고 튼튼한 기둥 역할을 다시 시작하면, 허리는 비로소 과도한 부담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나도 모르게 몸이 틀어져 있었던 걸까요?

우리는 대부분 자신의 몸이 좌우대칭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균형 잡힌 대칭을 이룬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의 비대칭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가방을 항상 한쪽 어깨로만 메거나, 다리를 꼬고 앉을 때 늘 같은 쪽 다리를 위로 올리는 아주 사소한 습관들이 쌓여 우리 몸의 균형을 서서히 무너뜨립니다. 특히 골반의 비대칭은 엉덩이 근육의 활성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 골반은 몸의 중심에 위치한 그릇과 같습니다. 이 그릇이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앞으로 쏟아져 있다면, 그 안에 담긴 물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처럼 우리 몸의 무게중심도 한쪽으로 치우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골반이 오른쪽으로 살짝 돌아가 있거나 위로 올라가 있다면, 우리 몸은 균형을 잡기 위해 왼쪽 엉덩이 근육을 더 많이 사용하고, 상대적으로 오른쪽 엉덩이 근육은 덜 사용하게 되는 경향이 생깁니다. 자연스럽게 더 안정적이고 강한 쪽에 의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불균형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덜 사용되는 쪽의 엉덩이 근육은 점점 약해지고 잠들게 됩니다. 양쪽 엔진의 출력이 똑같아야 직진할 수 있는 보트가 한쪽 엔진만 약해지면 자꾸 한쪽으로 맴도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스쿼트나 런지 같은 양쪽 다리를 함께 사용하는 운동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더 강하고 활성화되어 있는 쪽의 엉덩이와 다리 근육이 운동의 대부분을 주도하게 됩니다. 약한 쪽은 여전히 참여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소외되는 것이죠.

운동 후 유독 한쪽 엉덩이에만 자극이 오거나, 한쪽 다리에만 힘이 더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면 바로 이런 비대칭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거울 앞에 서서 양쪽 골반의 가장 높은 지점에 손을 얹고 높이가 같은지, 편안하게 섰을 때 체중이 양발에 고르게 실리는지 한번 확인해보세요. 아마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미세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주의할 일이 아니라, 내 몸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우리 몸의 작은 기울어짐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엉덩이를 깨우는 여정의 아주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딘 셈입니다. 이제 그 기울어진 그릇을 바로 세우고, 양쪽 엉덩이가 모두 사이좋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됩니다.

운동 전 '엉덩이 깨우기'가 정말 중요한가요?

아침에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있다고 상상해봅시다. 우리는 잠에서 깨자마자 곧바로 단상에 올라가 유창하게 발표를 할 수는 없습니다. 세수를 하고, 옷을 입고, 발표 자료를 한번 훑어보는 등 준비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 근육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엉덩이 근육에게 갑자기 "자, 이제 스쿼트 100개를 해야 하니 힘을 내!"라고 말하는 것은, 곤히 자고 있는 사람을 흔들어 깨우자마자 전력 질주를 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당연히 근육은 당황해서 제대로 힘을 쓸 수 없겠죠.

그래서 본 운동에 들어가기 전에, 잠들어 있는 엉덩이 근육을 부드럽게 깨워주는 '활성화 운동(Activation Exercise)'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것은 '오늘 우리가 사용할 근육은 바로 너야'라고 뇌와 엉덩이에게 미리 알려주는 일종의 예고편과 같습니다.

뇌와 근육 사이의 희미해진 신경 길을 미리 몇 번 왕복하면서, "이쪽 길을 곧 사용할 거니까 준비해 주세요"라고 신호를 보내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해당 부위로 혈류가 증가하고, 근육의 온도가 올라가며, 신경계가 본격적으로 작동할 준비를 마칩니다.

엉덩이 활성화 운동은 결코 힘들거나 복잡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주 가볍고 집중력을 요하는 동작들입니다. 예를 들어, 누워서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브릿지' 동작이나, 옆으로 누워 무릎을 벌리는 '클램쉘' 같은 동작들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게나 횟수가 아닙니다. 오로지 엉덩이 근육의 쓰임에만 집중하며 천천히, 그리고 정확하게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 동작들을 수행하면서 엉덩이 근육이 살짝 뻐근해지고 따뜻해지는 느낌, 마치 희미한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듯한 느낌에 집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클램쉘 동작을 할 때, 단순히 다리를 벌리는 것이 아니라 골반이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고정한 채, 엉덩이 옆쪽 근육(중둔근)의 힘만으로 무릎이 열리는 것을 느껴야 합니다. 무턱대고 많이 하는 것보다 단 10개를 하더라도 정확한 자극을 찾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5분에서 10분 정도의 짧은 투자만으로도 우리 몸은 놀라운 변화를 보입니다. 이렇게 미리 '예열'을 마친 엉덩이 근육은, 이후에 진행되는 스쿼트나 런지 같은 본 운동에서 훨씬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합니다. 더 이상 허벅지나 허리가 모든 짐을 짊어지지 않아도 되는 것이죠.

운동 전 엉덩이 깨우기 루틴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이것은 본 운동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상의 위험을 크게 줄여주며, 마침내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엉덩이의 자극을 느끼게 해주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열쇠입니다.

무게를 낮추면 엉덩이가 더 잘 느껴질 수 있나요?

많은 사람들이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일률적으로 더 무거운 무게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무겁게 해야 근육이 큰다"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는 목표 근육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엉덩이 근육을 깨우는 초기 단계에서는 이러한 '중량 욕심'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무거운 무게는 우리 몸을 긴장시키고, 어떻게든 그 무게를 들어 올리기 위해 가장 익숙하고 강한 근육을 동원하게 만듭니다. 즉, 엉덩이가 아닌 허벅지나 허리의 개입을 더욱 부추기는 것이죠.

잠자는 엉덩이를 깨우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게'가 아니라 '연결'입니다. 뇌와 엉덩이 근육 사이의 희미한 연결고리를 선명하고 강하게 만드는 '신경계 훈련'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오히려 무게를 과감하게 낮추거나, 심지어는 아무런 무게 없이 맨몸으로 운동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무게에 대한 부담이 없어져야 비로소 우리는 움직임의 '질'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스쿼트를 할 때, 단순히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엉덩이 근육이 어떻게 늘어났다가 어떻게 수축하는지를 하나하나 세심하게 느껴보는 것입니다. 마치 명상을 하듯, 내 모든 의식을 엉덩이 근육에 집중하는 과정입니다.

이것은 '마음-근육 연결(Mind-Muscle Connection)'이라고 부르는데, 내가 사용하고자 하는 근육을 생각하면서 움직이면 실제로 그 근육의 활성도가 훨씬 높아진다는 과학적인 원리입니다.

예를 들어, 무게를 모두 내려놓고 맨몸으로 아주 천천히 스쿼트를 해보세요. 엉덩이를 뒤로 쭉 빼며 앉을 때 엉덩이 바깥쪽이 팽팽하게 늘어나는 느낌, 그리고 일어설 때 발바닥으로 바닥을 강하게 밀어내며 엉덩이를 앞으로 꽉 조여주는 느낌. 이 모든 과정을 서두르지 않고 음미하듯이 느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아무런 느낌이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그 길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꾸준히, 의식적으로 엉덩이의 움직임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 순간 희미했던 자극이 조금씩 선명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마치 처음 가보는 길을 여러 번 반복해서 다니다 보면 점점 익숙해지고 편안해지는 것처럼, 뇌와 엉덩이 사이의 길도 꾸준한 집중과 반복을 통해 탄탄한 고속도로처럼 뚫리게 될 것입니다. 연결이 확실해진 후에 무게를 점진적으로 늘려도 절대 늦지 않습니다.

이제 엉덩이와 어떻게 다시 친해질 수 있을까요?

엉덩이 근육을 깨우는 것은 헬스장에서의 한두 시간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꾸준히 엉덩이와 대화하고, 그 존재를 상기시켜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잠들어 있던 친구와 다시 친해지려면 자주 만나고 연락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가장 먼저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제대로 앉는' 습관입니다. 의자에 앉을 때, 엉덩이 아래쪽에 느껴지는 뾰족한 두 개의 뼈, '좌골(앉음뼈)'을 느껴보세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이 두 개의 좌골로 체중을 지지하며 앉는다는 느낌으로 자세를 잡아보세요.

이렇게 앉으면 자연스럽게 허리가 펴지고 골반이 중립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엉덩이가 완전히 뭉개지지 않아 엉덩이로 가는 혈액순환과 신경 신호를 방해하지 않습니다. 사무실에서 30분에 한 번씩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엉덩이를 뒤로 빼주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오랫동안 수축되어 있던 고관절 굴곡근에게 "이제 그만 긴장 풀어도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것과 같습니다.

두 번째는 '제대로 걷는' 습관입니다. 우리가 걸을 때, 발이 땅에 닿고 뒤로 밀어내는 마지막 순간에 엉덩이 근육이 사용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보행의 추진력을 만드는 핵심입니다.

걸을 때마다 발뒤꿈치부터 땅에 닿아 발바닥 전체를 거쳐, 마지막에 엄지발가락으로 땅을 힘껏 밀어낸다고 예를 들어 보면, 그리고 그 밀어내는 힘의 원천이 바로 엉덩이라고 의식해보는 것입니다. 마치 걸을 때마다 엉덩이를 살짝 쥐어짜는 듯한 느낌으로 걸으면, 일상 속 걷기만으로도 훌륭한 엉덩이 깨우기 훈련이 될 수 있습니다.

계단을 오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앞발로 계단을 디딘 후, 뒷발의 힘으로 몸을 끌어올립니다. 하지만 이것은 종아리와 허벅지 앞쪽만 사용하는 패턴입니다. 대신, 계단에 디딘 발의 엉덩이 힘으로 몸 전체를 수직으로 들어 올린다고 생각해보세요. 마치 엘리베이터처럼 엉덩이의 힘으로 상승하는 느낌입니다. 이 작은 습관의 변화가 모여 뇌에게 "아, 엉덩이 근육은 이렇게 매일매일 사용하는 중요한 근육이구나"라는 인식을 다시 심어주게 됩니다.

엉덩이와 다시 친해지는 과정은 거창한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앉고, 서고, 걷는 모든 순간에 내 엉덩이의 존재를 한번 더 생각하고 느껴주는, 아주 따뜻하고 다정한 관심의 시작입니다.

그동안 엉덩이에 자극을 느끼지 못했던 것은 결코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습니다. 너무나도 바쁘고 고된 일상 속에서 잠시 잊고 지냈을 뿐입니다. 우리 몸은 이토록 정직하게 신호를 보내주며, 다시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좌절감과 불안함 대신, 이제 내 몸의 소리에 귀 기울여준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겨주세요. 자신의 몸은 잘못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주 정확하게 문제를 알려주고, 해결할 기회를 준 것입니다.

이제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오늘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누워서 엉덩이를 하늘로 살짝 들어 올려 보세요. 엉덩이에 힘을 꽉 주면서 10초를 버텨보는 겁니다. 그리고 엉덩이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그 작은 느낌에 가만히 집중해보는 겁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어, 이제 다시 너의 자리를 찾아줄게. " 하고 다정하게 말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그 작은 시작이 자신의 몸을 더 건강하고 활기차게 만들어 줄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자신의 몸은 언제나 자신의 가장 좋은 친구이자 안내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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