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기분과 식탐, 장내 미생물이 조종한다
이유 없이 우울하고 참을 수 없는 식탐 때문에
괴로우신가요?
어쩌면 그 모든 것은 당신의 의지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장 속에 살고 있는 수십조의 미생물들이
조종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제2의 뇌라 불리는 장내 미생물의 모든 비밀을
낱낱이 밝혀 드리겠습니다.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큰맘 먹고 샐러드를 먹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서자마자 떡볶이와 케이크가
미친 듯이 당기는 경험, 다들 있으시죠?
혹은 별일 없는데도 괜히 기분이 축 처지고
온 세상의 걱정을 다 짊어진 듯
무기력해지는 날은 또 어떤가요?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자책하며 넘어갑니다.
“내가 의지가 약해서 그래” 또는
“스트레스 때문이겠지” 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당신의 그 참을 수 없는 식탐과
롤러코스터 같은 기분이 사실은 당신의 뇌가 아닌
다른 것에 의해 조종된다면 어떨까요?
당신의 장 속에 살고 있는 약 1.4kg 무게의
미생물 군단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면 어떨까요?
공상 과학 영화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천만에요.
이것은 현대 과학이 밝혀내고 있는 놀라운 진실입니다.
우리 장 속에는 뇌세포보다 더 많은 수의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마치 제2의 뇌처럼 우리 몸의 신진대사와
면역 체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우리의 감정과 생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우리 몸속 숨겨진 지배자인
장내 미생물의 정체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미생물 군단을 우리 몸의
든든한 아군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세포의 생명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법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우리 몸속의 또 다른 우주, 마이크로바이옴
우리 소화기관 특히 대장에는 약 100조 마리가 넘는
엄청난 수의 미생물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간 세포와 함께 어우러져 살고 있습니다.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이
모여서 복잡하고 거대한 생태계를 이룹니다.
이것을 바로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 부릅니다.
이 미생물들은 단순히 음식 찌꺼기를 먹고 사는
더부살이꾼이 아닙니다.
이들은 우리가 소화시키지 못하는 음식물을 분해하여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를 만들어냅니다.
외부의 유해균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방어합니다.
우리 몸 면역 세포의 약 70%를 훈련시키는
아주 중요한 역할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마치 잘 가꾸어진 정원처럼 우리 장 속에는
‘유익균’과 ‘유해균’이 서로 세력 다툼을 하며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건강한 상태에서는 유익균이 우세하여
장내 환경을 평화롭게 유지합니다.
하지만 잘못된 식습관이나 스트레스, 항생제 남용 등으로
이 균형이 깨지고 유해균이 득세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로 디스바이오시스(Dysbiosis)라고 합니다.
이 디스바이오시스 상태야말로 우리 몸의 세포 활력을
떨어뜨리고 다양한 질병의 씨앗을 뿌리는
아주 위험한 신호탄이 될 수 있습니다.
세포 에너지를 만드는 기적의 물질, 포스트바이오틱스
“유산균이 장에 좋다는 건 알겠는데
그게 세포 에너지랑 무슨 상관이죠?”
하고 궁금해하실 수 있습니다.
그 비밀은 장내 미생물들이 만들어내는
아주 특별한 대사산물에 숨어있습니다.
일명 포스트바이오틱스(Postbiotics)라고 불립니다.
우리 몸의 유익균들은 우리가 섭취한 식이섬유를
먹이로 삼아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몸에 아주 유익한 물질들을 만들어냅니다.
이것이 바로 포스트바이오틱스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단쇄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s, SCFAs)입니다.
단쇄지방산에는 부티레이트, 아세테이트,
프로피오네이트 같은 종류가 있습니다.
기적의 물질, 부티레이트의 놀라운 힘
단쇄지방산 중에서도 특히 부티레이트는
우리 몸의 세포 활력을 되찾는 데
아주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대장 세포들은 다른 세포들과 달리
혈액 속 포도당이 아닌 부티레이트를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합니다.
부티레이트가 충분해야 장 세포들이 튼튼해집니다.
장 점막이 촘촘하게 유지되어 외부 유해 물질이
몸속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부티레이트는 우리 몸 전체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직접적으로 조절하고
활성화하는 신호 물질로 작용합니다.
즉 장내 미생물이 부티레이트를 많이 만들어낼수록
우리 몸의 에너지 생산 공장은
더 힘차게 돌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부티레이트는 우리 몸의 염증 반응을 조절하고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 혈당 수치를 안정시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석류 속 보물, 유롤리틴 A
또 다른 흥미로운 예시도 있습니다.
우리가 석류나 일부 베리류, 견과류를 먹으면
그 속에 들어있는 ‘엘라그산’이라는 화합물이 있습니다.
특정 장내 미생물이 이를 분해하여
유롤리틴 A라는 특별한 물질을 만들어냅니다.
이 유롤리틴 A는 우리 몸에 흡수되어 세포 속으로 들어갑니다.
낡고 기능이 떨어진 미토콘드리아를 청소하고
재활용하는 과정인 미토파지(Mitophagy)를
촉진하는 놀라운 역할을 합니다.
미토파지는 건강한 미토콘드리아 풀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결국 유롤리틴 A는 우리 몸의 에너지 생산 효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는 셈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우리 장 속 미생물들은 달라집니다.
세포 활력을 떨어뜨리는 독소를 만들 수도 있고
세포 발전소를 쌩쌩하게 돌리는
기적의 물질들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결국 내 몸속 세포들의 운명은
내 장 속 미생물들의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분과 식탐은 장에서 시작된다, 장-뇌 축의 비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우울하지?”
“이놈의 식탐은 도대체 왜 멈추질 않는 거야?”
이런 고민들의 원인이 당신의 ‘뇌’가 아닌
‘장’에 있을 수 있다는 생각, 해보셨나요?
믿기 어렵겠지만 우리 장과 뇌는 아주 긴밀합니다.
장-뇌 축(Gut-Brain Axis)이라는 양방향 소통 채널을 통해
서로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의 고향, 장
우리 기분과 안정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이 있습니다.
우리는 으레 세로토닌이 뇌에서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약 90% 이상이 바로 장에서
장내 미생물들에 의해 합성됩니다.
따라서 장내 미생물 환경이 좋지 않으면
세로토닌 생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곧바로 우리의 기분 저하, 우울감,
불안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새는 장 증후군이 새는 뇌를 만든다
건강하지 못한 식단이나 스트레스는
장 점막을 손상시켜 틈을 벌어지게 합니다.
이러한 ‘새는 장 증후군’ 상태가 되면
장 속의 유해 물질들이 혈액으로 유입됩니다.
그리고 이 염증 물질들이 혈액뇌장벽(BBB)을 통과하여
뇌에까지 도달하면 미세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바로 신경 염증입니다.
이것이 바로 브레인포그,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우울증이나 치매 같은 심각한
뇌 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생물이 당신의 식탐을 조종한다
우리 장 속에는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각자 좋아하는 먹이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 설탕이나 정제 탄수화물을 좋아하는 유해균은
자신들의 먹이를 더 많이 공급받기 위해
우리 뇌에 강력한 신호를 보낼 수 있습니다.
“달콤한 걸 먹어!”, “빵이랑 과자가 먹고 싶어!” 하고 말입니다.
반대로 섬유질을 좋아하는 유익균들은
우리가 채소를 많이 먹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느끼는 참을 수 없는 식탐은
어쩌면 내 장 속 미생물 군단의
간절한 요구일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우울증을 앓는 동물의 장내 미생물을
건강한 동물에게 이식한 연구가 있습니다.
건강했던 동물도 우울증과 비슷한 행동을 보였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처럼 우리 장 속 미생물 생태계의 건강은
우리 몸의 생명 동력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과 삶의 질 전반을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열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좋은 균을 위한 완벽한 생활 처방전
이제 장내 미생물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았습니다.
이 미생물 군단을 우리 몸의 든든한 아군으로 만들고
몸의 생명력을 최대로 끌어올릴 방법을 알아봐야 합니다.
마치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듯 우리 장내 환경도
사랑과 정성으로 가꾸어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처방전 1: 좋은 균을 위한 최고의 만찬
유익균들이 가장 사랑하는 최고의 먹이는
바로 식이섬유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채소, 과일, 통곡물, 콩류, 씨앗류를
매일 충분히 섭취하세요.
우리 장 속 유익균들에게 풍성한 뷔페를 차려주세요.
한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30가지 이상의
다양한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사람들이
가장 건강하고 다양한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천연 프로바이오틱스인 발효 식품을 매일 섭취하세요.
김치, 된장, 청국장, 낫토, 플레인 요거트 등이 있습니다.
이런 발효 식품에는 살아있는 유익균이 풍부합니다.
매일 식탁에 한두 가지 이상의 발효 식품을 올리는 습관은
우리 장내 유익균 군대를 보강하는 확실한 방법입니다.
폴리페놀은 유익균을 위한 또 다른 선물입니다.
베리류, 다크 초콜릿, 녹차, 그리고 다양한 색깔의 채소에
풍부한 폴리페놀이라는 항산화 성분 역시
유익균의 성장을 돕고 유해균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처방전 2: 나쁜 균의 파티를 중단시키세요
설탕과 초가공식품은 유해균의 최고급 먹이입니다.
유해균들은 특히 정제된 설탕과 가공식품을 좋아합니다.
이런 음식들을 자주 먹는 것은 내 돈 주고
내 장 속에 적군을 키우는 것과 같습니다.
항생제와 일부 약물은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항생제는 나쁜 균뿐만 아니라 이로운 유익균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격하여 장내 생태계를 초토화시킬 수 있습니다.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항생제 남용은 피하세요.
복용 후에는 프로바이오틱스와 섬유질 섭취에
더욱 신경 써서 장내 환경을 회복시켜야 합니다.
제로 칼로리 음료에 들어가는 인공 감미료 역시
장내 미생물 균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처방전 3: 장을 편안하게 만드는 생활 습관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장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칩니다.
명상, 요가, 심호흡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관리해주세요.
잠이 부족하면 장내 미생물 환경도 망가집니다.
매일 7~8시간의 꿀잠은 장 건강을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꾸준한 신체 활동은 장의 연동 운동을 촉진하고
건강한 장내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당신 몸과 마음의 진짜 주인이 되세요
오늘 우리는 우리의 기분과 식탐 그리고 건강까지 좌우하는
우리 몸속의 숨겨진 지배자 ‘장내 미생물’의 세계를
함께 탐험해 봤습니다.
이제 더 이상 이유 모를 우울감이나
참을 수 없는 식탐 앞에서 자책하지 마세요.
어쩌면 그 모든 것은 당신의 장 속 작은 미생물들이
보내는 간절한 신호일지도 모르니까요.
우리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가꾸는 것은
단순히 소화를 편하게 하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우리 몸의 가장 근본적인 세포 활력을 되찾고
마음의 평화를 얻으며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오늘부터 당신의 식탁에 섬유질 가득한 채소와
맛있는 발효 식품을 하나 더 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당신의 장 속 수십조의 작은 아군들은
분명 기쁨의 환호성을 지를 것입니다.
당신의 몸과 마음에 놀라운 최상의 컨디션 에너지를
선물해 줄 것입니다.
내 몸의 진짜 주인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오늘부터 당신의 ‘장내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는
즐거운 여정을 시작해 보세요.
Medical Disclaimer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This content is for informational purposes and is not a substitute for professional medical ad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