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맛이지? 노년기 미각 둔감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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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 입맛과 냄새 변화 호르몬의 영향

“예전엔 정말 좋아했는데 요즘은 통 입맛이 없네.”
“그렇게 향기롭던 꽃 냄새도 이젠 잘 모르겠어.”
주변 어르신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은 스스로도 언제부턴가 음식 맛이
예전 같지 않고 익숙했던 향기가
희미하게 느껴져 고개를 갸웃했던
경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나이가 들어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치부하기엔 어딘가 모르게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노년기의 미각과 후각 변화 뒤에는
우리 몸속 호르몬들의 미묘하고도 복잡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바로 이 비밀스러운 상관관계에 대해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노년기 미각 변화와 호르몬의 그림자

“나이가 드니 소화도 잘 안되고
통 먹고 싶은 게 없어.”
많은 어르신들이 흔히 하는 말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80세 이상 어르신들은 식욕 부진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고 그로 인해 식사량이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약해지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없어서 못 먹던 음식도 시큰둥해지고
간식 생각도 별로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심지어 음식 자체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력이 쇠해서’라고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우리 몸속 호르몬 수치가 달라지면서
미각과 식욕 조절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입맛 조종의 숨은 실세 호르몬 삼총사

우리의 식욕과 포만감은 마치 정교한
오케스트라처럼 여러 호르몬들의 협주를
통해 조절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소화관 호르몬인 콜레시스토키닌(CCK)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포만감 호르몬 렙틴
그리고 위에서 분비되어 배고픔을 알리는

그렐린(ghrelin)입니다.
노년기에는 이 호르몬들의 분비량이나
반응성이 젊었을 때와 달라지면서
입맛에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렙틴은 혀의 특정 수용체를 통해
단맛에 대한 갈망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데
노년기에 렙틴 저항성이 생기거나
분비 패턴이 바뀌면 이러한 미각 조절 기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그렐린 수치의 변화 또한
식욕 부진과 연관될 수 있습니다.

침샘의 노화와 미각을 좌우하는 침

“나이가 드니 입이 자꾸 마르네.”
이 또한 어르신들이 자주 호소하는
불편함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노년기에는 침 분비량이 줄어들면서
음식을 씹고 삼키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침은 단순히 음식을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침 속에 녹아든 음식물 분자가 혀의
미뢰(맛봉오리)를 자극해야 비로소 우리는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침 분비량이 줄어들면 음식 맛을
제대로 느끼기 어려워지고 이는 곧
식욕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입안이 건조해지는 구강 건조증 역시
미각 변화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미각 변화 건강까지 위협하나

입맛이 변하고 식욕이 줄어드는 것은
단순히 ‘먹는 즐거움’이 사라지는 것 이상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면 식사량이 줄어
영양 불균형 상태에 빠지기 쉽고 이는
근육 감소 면역력 저하 등 전반적인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80세 이상 어르신들의 식욕 부진은
전반적인 건강 상태 약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둔감해진 미각을 보상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더 짜거나 단 음식을 찾게
될 수도 있는데 이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할머니가 끓여주신 짭짤한 국이 최고!”
라고 생각했던 손주들이 정작 할머니의
건강에는 그 염분 섭취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마치 한때 화려한 색과 향기를 뽐내던 꽃밭이
세월의 흐름과 함께 조금씩 그 빛을 잃어가는
것처럼 우리 혀의 미뢰들도 호르몬 변화와
노화의 영향으로 점차 그 예민함을
잃어갈 수 있습니다.

노년기 후각 변화와 호르몬의 역할

“예전에는 이맘때쯤이면 집안 가득
라일락 향기가 진동했는데 요즘은 통
그 향을 맡기가 어렵네.”
후각은 미각과 함께 음식의 풍미를 느끼고
세상의 다양한 향기를 통해 감정을 환기하는
중요한 감각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 후각 또한
젊었을 때와는 다르게 변할 수 있습니다.

희미해지는 향기의 기억 후각 기능 저하

많은 어르신들이 젊었을 때보다 냄새를
잘 맡지 못하거나 특정 냄새를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합니다.

후각 기능이 떨어지면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 어려워 식욕이 더욱 감퇴할 수 있고
이는 앞서 이야기한 영양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안전 문제입니다.
상한 음식 냄새를 감지하지 못하거나
가스 누출이나 화재 시 발생하는 연기 냄새를
제때 알아채지 못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몸의 감각 기능은 나이가 들면서
전반적으로 조금씩 약해지는데 후각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성호르몬 감소가 시신경이나 청신경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후각 신경 또한
이러한 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나이가 들수록 후각은 지속적으로
감퇴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호르몬 변화 코끝의 감각까지 바꾸다

그렇다면 노년기의 후각 변화에는 어떤
호르몬들이 관여하고 있을까요?
앞서 미각 변화에서 언급되었던 성호르몬 즉
에스트로겐이나 테스토스테론의 감소가
후각 수용체나 냄새를 인지하는 뇌 경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제이콥슨 기관
(야콥손 기관)이라는 후각 관련 기관이
코 속에 존재하는데 이 기관은 페로몬 감지와
관련이 있으며 시상하부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비록 성인에게는 그 기능이 퇴화된 경우가
많지만 호르몬 변화가 이러한 미세한
감각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나이 들면 ‘내 몸 냄새’도 변한다

“나이가 드니 몸에서 예전 같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것 같아.”
혹시 이런 고민을 털어놓는 어르신들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와는 다른
체취가 날 수 있는데 이는 호르몬 변화와
피부 세균총의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연구에서는 미국 노인에게서는
향긋한 밀랍 냄새가 일본 노인에게서는
오이와 비슷한 냄새가 특징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재미있게도 젊은 사람들은 노인의 체취를
자신의 체취보다 덜 유쾌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노인 특유의 체취를
‘카레이슈(加齢臭)’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체취의 변화는 성호르몬이 피지 분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마치 나이가 들면서 우리 몸의 ‘향기 시그니처’가
새로운 호르몬이라는 작곡가의 지휘 아래
다시 쓰이는 것과 같습니다.

페로몬처럼 이러한 체취는 상대방에게 나이나
의도에 대한 무의식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예전의 맛과 향 되찾기 위한 노력

나이가 들면서 미각과 후각이 변하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삶의 큰 즐거움 중 하나인 ‘맛과 향’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건강하게 누리기 위한
노력은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호르몬 균형을 위한 노력과 함께
일상생활 속 작은 지혜들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호르몬 균형 건강한 노년의 첫걸음

노년기의 감각 변화와 호르몬의 연관성을
고려할 때 전반적인 호르몬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노화로 인한 호르몬 감소를 완전히
되돌리기는 어렵고 단순한 호르몬 보충 요법이
항상 최선의 해결책은 아닐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몸은 나이가 들면서 새로운 호르몬
‘설정값’을 찾아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건강한 식단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와 같은 기본적인 생활 습관은
우리 몸의 내분비 시스템이 원활하게
기능하도록 돕고 이는 감각 기능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잠자던 미각과 후각을 깨우는 작은 실천

일상생활에서 몇 가지 간단한 노력만으로도
둔감해진 미각과 후각을 자극하고
음식 맛을 더 풍부하게 즐기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채로운 향신료와 허브의 마법.
음식을 만들 때 소금이나 설탕 대신
다양한 향신료(후추 마늘 양파 생강 등)나
신선한 허브(로즈메리 바질 파슬리 등)를
활용해 보세요.

다채로운 풍미가 밋밋했던 음식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어 줄 것입니다.

씹는 맛 온도 질감의 변화.
같은 재료라도 조리법에 따라 전혀 다른
맛과 식감을 낼 수 있습니다.

때로는 아삭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차갑게
음식의 온도와 질감에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입맛을 돋울 수 있습니다.

음미하는 즐거움 의식적인 식사.
음식을 먹기 전에 잠시 눈을 감고
그 향을 충분히 느껴보세요.

그리고 입안에 넣어서는 천천히 씹으며
음식 본연의 맛과 질감을 음미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마음챙김 식사’를 하면 감각을
더 예민하게 사용하게 되고 먹는 행위 자체가
더 큰 즐거움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입안의 청결함 건강한 미각의 기초.
구강 위생은 미각 유지에 매우 중요합니다.
규칙적인 양치질과 정기적인 치과 검진은
필수입니다.

입안이 건조하다면 물을 자주 마시거나
무설탕 사탕이나 껌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금연과 절주는 기본 중의 기본.
흡연은 미각과 후각을 심각하게 손상시키는
주범입니다.

과도한 음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건강한 감각을 유지하고 싶다면 금연과
절주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코를 자극하는 즐거운 훈련 후각 트레이닝.
최근에는 다양한 향을 규칙적으로 맡으며
후각을 훈련하는 방법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미 레몬 정향 유칼립투스처럼
특징적인 향을 가진 에센셜 오일을
매일 아침저녁으로 맡아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훈련이 후각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영양 가득한 식사로 삶의 질 높이기

미각과 후각의 변화는 자칫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어르신들의 식단 관리는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식사 시간을 즐거운 사교의 장으로 만들거나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음식으로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식욕 부진이 심각하다면 반드시
의사나 영양사와 상담하여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몸의 노화 시계와도 연관이 깊은
시상하부가 미각이나 배고픔 조절에도
관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 관리는 더욱 중요해집니다.

실제로 칼로리는 낮지만 영양가가 풍부한
식단을 유지하는 일본 오키나와 지역 주민들의
경우 DHEA라는 호르몬 수치가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건강한 노화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DHEA 보충제를 먹는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젊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한 식습관이
전반적인 호르몬 균형과 건강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마치 우리 몸의 감각이라는 정원에
세월의 흔적이 깃드는 것처럼 노년기의
미각과 후각 변화는 자연스러운 과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성껏 물을 주고 햇볕을 쬐어주며
새로운 자극을 통해 가꾸어 나간다면
우리는 황혼녘에도 여전히 삶의 다채로운
맛과 향을 음미하며 풍요로운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노년의 맛과 향 즐기며 건강하게

나이가 들면서 입맛이 변하고 예전처럼
향기를 잘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우리 몸속 호르몬들의 조용한 변화가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교향곡의 한
악장일지도 모릅니다.

비록 젊은 시절의 강렬했던 감각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며 생활 속 작은 지혜들을
실천해 나간다면 우리는 노년기에도 여전히
삶의 풍요로운 맛과 향을 즐기며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부터 당신의 식탁에 그리고 당신의 일상에
작은 변화를 더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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